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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얼마나’가 아니라 ‘어떻게’ 늘어나는가 — 《미스터리 오브 뱅킹》 4장 읽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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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얼마나’가 아니라 ‘어떻게’ 늘어나는가 — 《미스터리 오브 뱅킹》 4장 읽고

스택큐힙리스트 2025. 8. 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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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바드는 “물가를 밀어 올리는 진짜 힘은 화폐 공급”이라며, 금 본위·지폐·디지털 시대를 가로질러 돈이 늘어나는 메커니즘(채굴·디베이스·정책 발행)과 그 재분배 효과(먼저 쓰는 사람이 이익)를 해부합니다.

 

핵심 포인트만 쏙쏙

  • 화폐공급의 정의부터 리셋
    로스바드는 화폐공급을 “경제 안에 존재하는 화폐 단위의 총량”으로 본다고 시작합니다. 금본위라면 ‘달러=금 x온스’가 1:1로 붙어 돌아가죠. 기준이 금속이든 종이든, “M은 그냥 총 화폐 단위다”는 관점입니다.
  • “얼마가 최적인가?”—정답: 어떤 양이든 된다
    돈은 신발처럼 “많을수록 좋다”가 아니에요. 교환 매개라는 기능만 한다면 어떤 수준의 M이든 기능적으로 최적이라는 게 그의 결론. 문제는 ‘양’보다 늘리는 방식과 타이밍입니다.
  • 천사 실험(Angel Gabriel)과 ‘먼저 쓰는 자’
    하룻밤 사이 돈이 두 배가 됐다? 사회 전체는 부자가 안 되지만, 먼저 쓰는 사람은 가격이 오르기 전에 혜택을 챙깁니다. 뒤늦게 지갑 여는 사람은 이미 오른 가격을 맞아요. 오늘 우리가 “유동성 파티의 승자/패자”를 보는 방식 그대로죠.
  • 돈이 늘어나는 세 가지 길
    금본위에선 채굴이 유일한 공급 증가 경로, 그래서 속도가 느립니다. ② 디베이스(화폐 희석): 왕이나 정부가 동전의 순도를 살짝 깎아 물 밑에서 공급을 늘립니다(세뇨리지). ③ 현대 법정화폐에선 정책 버튼 한 번으로 단위와 양을 바꾸고, 그 결과는 물가로 돌아옵니다.
  • 왜 인플레이션의 ‘주범’은 공급인가
    4장은 “대부분의 물가상승은 화폐공급의 지속 증가에서 나온다”는 논지를 3장의 수요·공급 틀과 연결해 굳힙니다. 장기적으로 계속 올리는 쪽(공급)이 결정적 변수라는 것.

현대판 연결: 우리가 보는 M1·M2랑 뭐가 다른가?

현실에선 중앙은행과 통계기관이 M1, M2 같은 지표로 ‘돈의 범위’를 정의합니다. 한국은행 설명으로는 M2가 “현금+결제성 예금+만기 2년 미만 저축성 예금 등, 거주자가 보유한 넓은 유동성”을 뜻하죠. (나라별 세부 구성은 조금씩 달라요.)

반면 로스바드는 “교환에 바로 쓰이는 것” 중심의 정의를 선호했고, 나중에 살레르노와 함께 TMS(True Money Supply)라는 대안 지표를 밀었습니다. 핵심은 “이게 진짜 ‘지불 수단’인가?”에 가깝게 집계하자는 취지예요. 학계 합의는 아니지만, 금융순환과 채권스프레드를 설명할 때 TMS가 유용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정리

  • 양(量)보다 경로(Path)
    “돈을 얼마나 풀었나”도 중요하지만, 어디로 먼저 들어갔나가 체감에 더 세게 박힙니다. 유동성이 특정 섹터로 먼저 흘러가면(예: 기술주, 부동산) 그쪽 가격이 먼저 튀고, 나중에 전체 물가가 뒤따라오죠. 로스바드의 ‘먼저 쓰는 자’ 논리는 지금도 소름 돋게 현실적입니다.
  • 디지털 시대의 ‘느린 디베이스’가 ‘빠른 디베이스’로
    과거엔 디베이스가 왕의 주조 개입 같은 느린 기술이었다면, 지금은 정책·코드로 빠르게 벌어질 수 있어요(CBDC의 프로그래머블 기능 논의가 그래서 늘 민감하죠). 결국 화폐 신뢰는 제도적 견제에서 나오지, 기술 그 자체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 한국 투자자에게
    금·달러를 헤지로 두자는 얘기가 단순 겁주기가 아니라, 공급 증가의 재분배 효과에 대한 보험이라는 걸 이 장이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유동성 국면”이란 말을 뉴스에서 보게 되면 누가 먼저 쓰는지부터 떠올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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